국내 반도체 주식 시장이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침체 우려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의 성장 둔화 전망이 확산되면서 한미반도체(042700)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급락했다. 이로 인해 한미반도체의 실제 주가와 증권사 목표가 간 괴리율이 2배 이상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가 급락, 목표가와 괴리 확대
지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9.45%(1만 1600원) 하락한 11만 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달 초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발생한 11.09% 하락 이후 최대 폭의 일일 하락이다.
국내 주요 6개 증권사가 제시한 한미반도체의 평균 목표가는 20만 6667원으로, 실제 주가보다 85.85%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16일 보고서를 통해 한미반도체의 목표가를 3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주식 매수를 적극 권장했다.
목표가 상향 근거
현대차증권은 보고서에서 한미반도체의 주요 제품 수요 증가 가능성을 목표가 상향의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TSMC 블랙웰(Blackwell) 주문량 25% 확대 △미국 내 B100·B200 제품 수요 급증 △주요 고객사 독점 공급 지속 △모바일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GPU 수요 증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 확대 등이 주요 근거로 꼽혔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한 필수 장비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반도체 시장 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더했다.
투자자 반응과 시장 분위기
그러나 급락한 주가에 실망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한미반도체 종목 토론방에는 “목표가 30만 원 간다면서 언제 가나요?”, “30만 원이 아니라 3만 원 가겠네” 등 투자자들의 한숨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반도체 종목에서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000660)는 5.35%(9600원) 하락하며 16만 97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가 27만 3833원 대비 괴리율은 61.36%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3.14% 하락하며 7만 전자대에 근접했다. 목표가 11만 783원과 비교하면 괴리율은 49.71%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이후 9만 전자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목표가 의미에 대한 전문가 의견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목표가의 의미를 설명하며 “주가 변동이 큰 종목은 목표가와 현재 주가 간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며 “목표가는 보통 6개월 또는 12개월 내 주가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목표가가 설정된 보고서는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목표가 없이 작성된 보고서는 NR(Not Rated)로 표기되며, 이는 공식적인 투자 의견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번 급락 사태로 인해 반도체 시장의 향후 전망과 관련 주식들의 주가 변동성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